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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
이기적 감정(랜돌프 M 네스) - (1) 인간에게 질병은 왜 생길까? 본문

감정에 관한 책이지만 뜬금없는 질문으로 시작해 봅니다. 인간에게 질병은 왜 생기는 걸까요?
질병이 인간에게 쓸모 없는 거라면 진화 과정에서 없어졌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나아가, 아래의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 몸에 왜 맹장이 남아 있는가? 사랑니는 왜 있는가? 산도는 왜 그렇게 좁은가? 관상동맥은 왜 쉽게 막히는가? 근시인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가? 우리는 왜 진화 과정에서 독감에 대한 면역체계를 만들지 못했는가? 폐경은 왜 있을까? 여성 열한 명 중 한 명이 유방암에 걸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비만인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가? 기분장애와 불안장애는 왜 이렇게 흔한가? 조현병 유전자는 왜 없어지지 않았는가?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진화적 이유를 이 책에서는 6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불합치
현대 환경 때문에 만성 질환이 발생했다는 설명입니다. 우리는 100여 년 전의 왕과 왕비보다 건강 상태가 좋다고 합니다. 풍족한 음식, 술, 담배, 약물도 원인입니다. 다발성경화증, 천식,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각종 자가면역질환들도 원시 시대에는 없었을 거라고 하네요.
2. 감염
세균에 의한 감염은 질병의 흔한 원인이지만, 항생제가 발달하면서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또다른 문제가 되었습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복합 마이크로바이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진화적 견해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물군(biome)을 합친 말로 몸에 사는 미생물과 유전정보를 일컫는데요, 장내 미생물이 한의학계에서 새로운 연구주제로 주목받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네요.
3. 제약
자연선택은 만능이 아니며,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도 언제나 있습니다. 또한, '경로의존(path dependence)'라고 해서 이미 사물이 한 번 어떤 길을 따라 움직이면 다음에도 그 길을 따라가게 되는 법칙이 있습니다. 한번 뚫은 길은 편하기 때문에 또 간다는 건데요. 몸에서 쓸데 없어 보이는 눈의 맹점, 뇌의 사고 오류로 인한 정신장애 같은 것들도 이미 생긴 구조를 바꾸기엔 여러 세대에 걸쳐 결함 있는 개체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다는 설명입니다.
4. 진화적 트레이드오프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력이 독수리만큼 좋아진다면 색채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주변시야를 잃게 될 거에요. 고혈압이 문제이지만, 혈압이 지금보다 낮았으면 움직임이 더 약하고 느려졌을 겁니다. 통증에 덜 민감했다면 부상이 더 잦고 생존 기간도 짧아졌겠지요. 통증이나 불안에 지나치게 민감해도 문제가 됩니다.
5. 재생산
우리 몸은 유전자 전달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우리 자신의 건강이나 수명을 극대화하도록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이기적 유전자>에서도 여러 번 본 내용입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7년 일찍 죽는데, 그 이유 중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남성호르몬이 신체 조직, 면역, 위험 감수 경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개체를 일찍 죽게 만드는 대립유전자도 자손 수를 늘려준다는 장점 때문에 자연선택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물론 여자도 자손을 많이 남기기 위해 건강을 희생하는 쪽을 선택하게 되는 욕구가 유전자에 남아 있습니다.
6. 방어 반응
'화재감지기 원리'가 등장합니다. 고통, 열, 기침, 구토, 설사 같은 여러 가지 신체 증상, 불안, 질투, 우울 같은 정신 증상은 모두 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쓸모가 있습니다. 왜냐 하면 그런 신호가 울림으로써 진짜 문제가 생겼을 때도 곧바로 신호가 나타날 거라는 확신을 주기 때문입니다.
보통 병원에 가면 대증요법, 즉 증상을 줄이는 약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해도 대부분 병은 잘 낫습니다. (저는 사실 대증요법에는 부정적인 입장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 걸 보면 증상이 병을 낫게 하는 데에 필수적인 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감정에 대한 이야기보다 이 부분이 더 재밌어서 포스팅으로 올려 봅니다. 궁금증 해결에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다음 포스팅으로 이만 돌아오겠습니다.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감정에 대한 내용 중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요약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