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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
정리하는 뇌(The Organized Mind) - 대니얼 J. 레비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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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뇌
—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 —
2014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J. 레비틴
<1부>
01. 정보는 넘쳐나고 결정할 것은 너무 많다
- 인지 과부하의 속사정 -
오늘날 우리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생산해내고 있다. .. 자기가 사용하는 미디어나 전자파일들만 정돈된 상태로 유지하려고 해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주의 필터 (attentional filter)”
수백만 개의 뉴런이 쉬지 않고 환경을 감시하면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을 골라내고 있다. 이 뉴런들이 모두 모여 주의 필터를 구성한다. 이 무의식적 필터는 정보를 의식으로 넘길지 말지 판단하는 어떤 원칙을 따른다. 주의 필터는 진화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다.
우리 뇌가 진화하던 당시의 세상은 유입되는 정보가 지금보다 훨씬 적은 단순한 세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주의 필터는 밀려드는 정보에 쉽사리 압도된다.
기업 회장, 정치 지도자, 유명 영화배우 같은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일상의 자질구레한 문제들은 비서나 보좌진에게 맡기고 자신의 모든 주의력을 자기 앞에 놓인 일에 쏟아붓는다. 사정이 그렇지 못한 다른 사람들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과거와 미래에 대한 온갖 잡생각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
주의 필터의 가장 중요한 원칙 두 가지는 바로 ‘변화’와 ‘중요도’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데 실패하는 경우는 상당 부분 우리가 이 두 가지 원칙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활용하지 못해서 생겨난다.
인지적 맹점 : 인간의 뇌는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들을 우리에게 숨기도록 진화해 왔다.
부주의맹 : 뇌가 그 순간에 우선시하지 않는 것은 완전히 무시한다.
차 열쇠, 지갑, 돈, 영수증 등을 잃어버리는 경우 중 상당수는 주의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모든 것을 일일이 다 챙기지 못했을 때 일어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뇌가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챙겨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림자 노동 (shadow work)”
기존 경제와 나란하게 움직이는 일종의 그림자 경제를 상징한다. 그림자 경제 안에서는 회사의 서비스 중 상당 부분이 고객에게 전가된다. 우리는 타인의 일을 대신해주면서 돈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주의력이라는 자원이 들어가고 그 자원은 한정돼 있다. 받아들이는 정보를 줄이려 하기보다는 그런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빅 데이터 속에서 인지적 편향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인지적 편향의 예로는 가까운 사람의 경험을 대규모 설문조사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
범주화는 언어 속에서 잘 나타난다. 단어가 있다는 것은 그에 해당하는 범주가 있다는 얘기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탁월한 범주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이 매일매일 하는 한가지 일이 있다면 바로 ‘능동적 분류’다. 우편물을 1) 당장 처리해야 할 일, 2) 중요하지만 나중에 처리해도 되는 일, 3) 중요하지 않고 나중에 처리해도 되지만 그래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4) 버릴 것 으로 분류한다.
우리가 일을 깜박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정리’의 부담을 뇌가 아닌 외부 세계로 넘기는 것이다. 이는 ‘깁슨 행동유도성’과 관련이 있다.
2. 제일 먼저 이해해야 할 것
- 주의와 기억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백일몽 모드 (daydreaming mode)”
백일몽과 몽상은 뇌의 자연스러운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일몽을 꾸거나 마음의 방랑을 한 이후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휴가와 낮잠이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의식을 장악하려는 경향이 너무나 막강해서 디폴트 모드(default mode)라고도 불렸다.
몽상 모드에서 우리의 생각은 대부분 내면으로 고개를 돌려 자신의 목표, 욕망, 느낌, 계획,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등으로 향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때도 몽상 모드가 활성화된다.
몽상 모드는 중앙관리자 모드와 정반대로 작동한다. 중앙관리자 네트워크는 한 가지 과제를 수행할 때 정신이 산만해지지 않게 막는 역할을 한다. 주의 필터는 이 둘과 상관없이 무의식 속에서 조용히 한 발 비켜서서 거의 항상 작동하고 있다. 몽상 모드, 중앙관리자 모드, 주의 필터 다음으로 인간의 주의시스템 중 네 번째 요소인 주의 스위치는 몽상 모드, 과제집중 모드, 경계 모드 사이에서 신경 자원과 대사 자원을 할당하는 역할을 한다.
주의 기울이기의 신경화학적 원리
몽상 네트워크: 대상회(cingulate)와 전전두엽피질의 뉴런을 끌어들여 해마와 연결한다. 해마는 기억 응고화의 중추다. 청반에 있는 노르아드레날린 뉴런의 활성화를 통해 이 일을 수행한다. 몽상 모드에 머물기 위해서는 글루타메이트(흥분성 신경전달물질)와 GABA(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의 정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도파민과 가장 화학적으로 유사하다.
중앙관리자 네트워크 : 기저핵(basal ganglia)에 덧붙여 전전두엽피질과 대상회에 있는 뉴런을 끌어들인다.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이는 데에는 전두엽의 도파민 수준 조절, 노르아드레날린과 아세틸콜린도 관여한다.
주의 필터 : 전두엽과 감각피질 안의 네트워크로 이루어진다.
뇌가 지는 부담을 주변 환경에 떠넘겨라
자기 전공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 특히나 창의력과 효율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은 뇌 바깥의 주의 시스템과 기억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중에는 과감하게 저차원적인 기술을 활용해 모든 것을 철두철미하게 관리하는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예) 펜과 메모지, 3x5인치 사이즈 카드 뭉치
자기 마음 속에 들어있는 모든 것을 큰 목록으로 작성하고 나면 긴장이 풀리면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무언가 중요한 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마음에 두고 있으면, 뇌는 반복해서 그 내용을 되뇌기 시작한다. 이런 일은 전두엽피질과 해마를 하나로 묶는 뇌 영역 네트워크인 ‘되뇌기 고리(rehearsal loop)’에서 일어난다.
<2부>
3. 집 안의 정리
- 정리정돈의 시작은 집에서부터 -
요즘 사람들의 평균적인 소유물 숫자는 과거 그 어느 때와 비교해 보면 1000배는 우습게 넘는다.
정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최소의 인지적 노력으로 최대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 깁슨 행동유도성 적용
우리의 환경이 정신적 보조도구 혹은 인지 개선장치로 활용되는 것을 말한다. 예) 문 근처에 열쇠 바구니 달기, 스마트폰 상자 마련, 책을 빼낼 때 바로 왼쪽에 있는 것을 살짝 빼두기, 4의 시스템(집을 나설 때 열쇠, 지갑, 휴대전화, 안경 확인), 우유 사야 하면 운전석 옆에 빈 우유팩 놓기, 가위를 거실과 부엌에 두 개 사서 놓기
* 한 범주에 들어가는 유형의 숫자를 4로 제한하기
작업기억(working memory)와 주의력은 대략 5~9가지 정도의 서로 상관없는 항목에서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최근에는 그 숫자가 현실적으로 4에 가깝다는 것이 밝혀졌다.
* 정리 원칙 1 : 라벨을 붙이지 않은 물품보다는 라벨을 잘못 붙인 물품이나 보관 장소가 더 나쁘다.
* 정리 원칙 2 : 이미 기준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활용하라.
* 정리 원칙 3 : 사용할 수 없는 것은 갖고 있지 마라.
* 가정에서의 디지털 정보 정리
해마가 기억 저장 방식을 이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종류가 다른 일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작업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은행 잔액을 확인하고, 상사가 보낸 이메일에 답장을 쓰고, 온라인으로 물품을 구입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저장하고, 음악을 듣거나 뉴스를 볼 때 모두 똑같은 컴퓨터 스크린을 이용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정이 허락하면 한 가지 영역의 일에는 하나의 장치를 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혹은 각각 다른 장소(책상이나 구획), 외장용 하드 드라이브를 이용한다.
서류는 디지털 형태이든 종이 형태이든 자주 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 정리한다.
우리는 자기가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강력하고도 사악한 착각이다. 실제로는 한 과제에서 다른 과제로 아주 신속하게 전환하고 있을 뿐이다. 멀티태스킹의 기회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인지 수행 능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예: 이메일 하나가 읽지 않은 상태로 메일함에 들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
… 게다가 과제 사이를 전환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대사 비용이 들어간다. 포도당, 즉 뇌의 영양분을 소진해버리는 것이다. 반복적인 과제 전환은 불안을 야기한다. 불안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높이고, 이는 결국 공격성과 충동적 행동으로 이어진다.
… 설상가상으로 멀티태스킹 중에는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것이 많다. (예: 이메일에 답장하는 것)
해결 방법은 우리 자신, 우리의 뇌를 속여 우리가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때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선 하루 중 이메일을 확인할 시간을 정해둔다.
작은 일들을 기억하는 첫 번째 방법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새로움의 느낌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 기억 기능을 복잡한 정신세계가 아닌 외부의 물리 세계로 넘기는 것이다. 즉, 종이에 적거나 어떤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