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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
여자들은 집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난다 --- 장민지 지음 본문
도서관에서 최근 나온 책을 둘러보다가 제목에 끌려 빌려 보게 된 책입니다.
너무 내 얘기잖아?!!!
공감되는 구절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만 추려 보려고 합니다.
공간과 장소
공간이란 비어 있고, 사이에 무엇이 들어설 수 있는 여지나 여백을 의미한다. 반면 장소는 어떤 공간에 주체가 자신의 경험과 기억으로 감각을 채워나가는 것에 가깝다. 공간이 객관적 영역에 가깝다면 장소는 주체의 감각이나 가치가 부여된 주관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단순한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서 장소화라는 개념을 가지고 장소와 관련된 인간 경험을 더욱 중요시한다.
가부장적인 집의 경험
수도권으로 이주하게 되는 이유 중에는 가족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 함께 사는 동안의 갈등, 그로 인한 불편함도 있다.
서울에 대한 열망, 미디어의 발달
수도권은 더 넓은 세상이자 자신의 문화적, 사회적 욕구 충족이 가능한 공간이었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서울의 이미지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미디어의 발달은 좁혀진 거리감을 생성한다. 디지털 테크노롤지가 만들어낸 가상적 연결성은 지리적으로 가깝지 않더라도 소통을 가능케 했다.
주체적 장소 만들기의 가능성
사적 공간,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 사적 공간에 대한 보편적 상상 중에는 사적 공간 내에서의 개인적 행위가 타인에게 공개되지 않으리라는 무의식적 믿음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사적 공간은 '비밀을 품을 권리'가 있는 여러 형태 중 하나다. 방을 가질 권리는 감시를 벗어나 독립성과 자기 존중을 보장하며, 특히 자기 방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은 다양한 행위를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터뷰 참여자 중 대부분은 자기 방을 가진 경험이 있었으며,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차차 거기에 익숙해졌다고 했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들은 집 안에서 자신의 방이 완벽한 사적 공간이 될 수 없는 한계 또한 지적했다. (예를 들면, 텔레비전을 보려면 부모님과 같이 봐야 한다든지, 언제든 자기 방을 침입할 수 있었던 부모님)
이주민과 도시
여성청년 이주민들은 이주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도시 공간에 대한 낯선 감정을 느끼고 고향으로 회귀하여 집의 장소성을 회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회귀 과정은 또 다른 이름의 이동이 된다. 이러한 이동성은 '정주'의 감각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청년 이주민들은 부단히 움직이고 유동하면서 살아가기보다는 일상적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거주의 중심점을 옮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낯선 공간에 대한 여성청년 이주민들의 적극적인 탐색과 정보 축적 시도의 노력들이 드러나게 된다.
예1) 차를 사서 이동성을 늘린다
예2) 서울 맛집을 찾아다닌다 - 능동적 경험을 시도함
예3) 서울 여행을 다니면서 단기 여행의 즐거움을 누리고, 사진을 찍으면서 낯선 공간을 익숙한 것으로 만들고자 공간을 탐색하고 정보를 축적함
집이란 무엇인가
유동적 공간
역사적으로 집은 매우 '젠더화된 공간/장소' 중 하나였다. 특히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이 분리되면서 노동에 대한 남성 중심적 이해로 인해 사적 공간 내에서의 노동은 대부분 노동 가치가 없는 일로 간주되었다. ... 집은 '거리의 여성'과 '정숙한 주부'를 나누는 공간적 경계로서 기능하기도 했다. ...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청년 이주민은 수도권으로 진입하여 정착하기까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생활해야 하는 존재가 된다. ... 그러면서 정적인 동시에 동적인 '거주'를 경험하게 된다.
이동의 축적을 가능하게 한 다양한 거주지 선택 요인을 세 가지로 살펴보았다.
1) 경제적 요인에 의한 이동
대학 때문에 서울로 온 여성청년은 기숙사 신청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거주지 선택에는 임대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월세 지출 때문에 서울에 살면서 목돈을 모으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2) 주거 환경으로 인한 이동
여성청년 이주민들은 이주 전의 집보다 결핍된 형태의 주거 공간을 주로 선택하게 된다. 구조, 방음, 채광이 불량한 집이나, 지하, 옥탑방, 고시원 등 주택 이외 공간에 거주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주거 환경 중에서도 '외부 공간'에서 발생하는 '내적 침입'의 공포에 관련된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개인저보가 찍혀 있는 택배 송장을 찢어서 버리거나, 배달을 시켜도 문 앞에 두고 벨만 누르고 가달라고 부탁하거나, 여성 혼자 사는 집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해 현관에 남성 구두를 놔두는 등 일상적으로 불안감에 시달리는 데는 실제로 피해 사례가 기사화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공포감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담론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3) 다른 공간과의 위치-관계성
집이 주는 안정적인 장소감, 소속감은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것이다.
거주지 선택 시에 고려하는 것 중에서는 자신이 하는 일, 관심사가 존재하는 공간과 거주지 간의 위치-관계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해방된 공간
자유로움!!
이주를 통해 아버지의 집을 탈출한 여성청년 이주민들은 여성들의 삶을 구조화하는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날 기회를 갖는다. 그들이 해방감을 느끼는 지점들은 그녀들이 여성으로서 억압받던 부분이자 벗어나고자 욕망했던 관습의 낙인들이었다.
예) 귀가 시간, 나만의 나쁜 습관(늦잠, 치우기 싫어함, 밥 먹기 싫으면 스킵하기), 가사 일(청소)
부분적 해방으로서의 소비
이주를 하면서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자신을 위해 소비를 해야 하며, 재정적인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소비 항목 중에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자기 공간을 위한 소비' 항목이다. 또, 여가와 관련한 소비, 건강, 외모, 문화생활 등을 위한 자기계발적 소비도 나타났다. 과잉 소비적 패턴, 소규모의 일탈적 소비 행위는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체현하게 해주면서도 불안한 감각을 전달한다.
나의 집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수사와 공적 가부장제
젊은 여성이 '집'에서 떨어져 나와 도시에서 홀로 삶을 꾸려나가는 과정은 언뜻 가부장적 질서에서 벗어난 여성의 자유와 해방을 약속하는 것 같지만, '여성 이주'가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여성 억압적인 젠더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성의 유학이나 자취, 외국인과의 교제 경험은 결혼에 대한 결격 사유로 내세워진다.
이처럼 여성을 하나의 완전한 주체로 보지 않고 불완전한 대상으로 인식했던 역사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남성은 감성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분리할 수 있는 이성적 주체로 간주되었던 반면, 여성은 "자기감정의 변덕의 희생자이자 논리적, 객관적으로 사유할 수 없는 피조물"로 묘사되었다.
사례를 통해 남성 중심적 젠더 규범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하나는 '사회적으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초대받는다는 것은 남성이 성적 행위를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혼자 사는 여성은 스스로 행동을 조심함으로써 자신의 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위 사례들은 여성에게 '과연 여성이 스스로 설 수 있는 위치가 어디인가'를 자문하게 만든다.
부정적 정서의 억압
우울감, 외로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청년은 사회가 규정한 생애주기에서 매우 불안정한 위치를 차지한다. 인터뷰에서 홀로 이주를 경험하는 부담감, 독립적인 삶에 적응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우울감을 느꼈다고 언급한다.
자기 감시와 통제
남성 중심적 시선과 억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사회적 고립으로부터 생산된 부정적 정서는 여성청년의 자기 감시와 통제의 기제가 된다.
예) 투두 리스트 짜기, 일기 쓰려고 노력하기, 자기반성, 시간 관리
여성청년들은 이주 이후 가부장적 질서에서 벗어나 자유가 주는 이중적인 감각을 경험하는데, 이러한 자유는 그들에게 주체성을 부여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방종이나 무력감 같은 불안한 감정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주체적 장소의 생산
유사가족 만들기
예) 친구들과 자주 만난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교류를 지속한다. 연인과의 연애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경험한다. 반려동물과의 관계
집 밖의 집 만들기
단골집을 만들거나, 일상적으로 해오던 행위를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찾는다. 예를 들어, 목욕을 좋아해서 이사 오자마자 동네 목욕탕부터 찾았다는 사례.
미디어, SNS를 통해 불안감 상쇄하기
하루종일 텔레비전을 틀어놓거나, 소셜 미디어와 항상 연결되어 있는 것.
서울은 아니지만 여러 지역에서 살아본 이주민으로서,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